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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정다운 가곡 - 동요

이미자 - 비목 [가사/듣기/감상]

by Box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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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자 - 비목 


    비목은 6.25 전쟁때 산화한 무명용사를 기리는 곡이다.

    1967년에 만들어진 '비목'은 작시의 한명희 작곡에는 장일남곡으로 

    한국 가곡의 대표적인 곡중 하나이다.


    작사가 한명희 선생님의 가곡 <비목> 노랫말 사연


    "40년 전 나의 군복무시절, 막사 주변 여기저기서 뼈와 해골이 나왔으며 땔감을 위해서 톱질을 하면 

    간간히 톱날이 망가지면서 파편이 숨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순찰 삼아 돌아보는 계곡이며 능선에는 

    군데군데 썩은 화이버며 녹슬은 철모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많은 젊음이 죽어갔다는 기막힌 전투의 

    현장에서 어느날 나는 개머리판은 거의 썩었고 총열만 생생한 카빈총 한 자루를 주워왔다. 

    그러고는 깨끗이 손질하여 옆에 두곤 곧잘 그 주인공에 대해서 가없는 공상을 이어가기도 했다. 

    전쟁 당시 M1 소총이 아닌 카빈의 주인공이면 물론 소대장에 계급은 소위였다. 

    그렇다면 영락없이 나 같은 20대 한창 나이의 초급장교로 추정된다. 


    나는 어느 잡초 우거진 산모퉁이를 돌아 양지바른 산모퉁이를 지나며 문득 흙에 깔린 돌무더기 

    하나를 만날 수 있었다. 필경 사람의 손길이 간 듯한 흔적으로 보나 푸르칙칙한 이끼로 세월의 녹이 

    쌓이고 팻말인 듯 나뒹구는 썩은 나무 등걸 등으로 보아 그것은 결코 예사로운 돌들이 아니었다. 


    그렇다. 그것은 결코 절로 쌓인 돌이 아니라 뜨거운 전우애가 감싸준 무명용사의 유택이었음에 

    틀림없다. 어쩌면 그 카빈총의 주인공, 자랑스런 육군 소위의 계급장이 번쩍이던 그 꿈 많던 젊은 

    장교가 묻혔을까? 제대 후에도 나는 2년 가까이 정들었던 그 능선, 그 계곡의 정감, 그곳의 환영에 

    빠진 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TBC 음악부 PD로 근무하면서 우리 가곡에 의도적으로 관심을 쏟던 의분의 시절, 그때 나는 방송일로 자주 만나는 작곡가 장일남으로부터 신작 가곡을 위한 가사 몇 편을 의뢰

    받았다. 바로 그때 제일 먼저 내 머리 속에 스치고 간 영상이 다름 아닌 그 첩첩산골의 이끼 덮인 

    돌무덤과 그 옆을 지켜 섰던 새하얀 산목련 이었다. 나는 이내 화약 냄새가 쓸고 간 그 깊은 계곡 

    양지녘의 이름 모를 돌무덤을 포연에 전사한 무명용사로, 그리고 비바람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그 무덤가를 지켜주고 있는 그 새하얀 산목련을 전사한 주인공을 따라 순절한 연인으로 상정하고 

    사실적인 어휘들을 문맥대로 엮어갔다."



    이미자 - 비목 [듣기]







    ■ 이미자 - 비목 [가사]

    한명희 시 / 장일남 곡


    비목


    초연이 쓸고간 깊은계곡 깊은 계곡 양지녁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고향 초동친구도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다고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펴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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